04/09/2013

그 시절은 지난게 아니라.

그건 오해라는 둥.
니가 처음이라는 둥.
그땐 이 노래가 세상 어디서든 들렸었는데
가사가 이 지경이었다니... 1994년.
 
기억들이 비쩍 말랐다가 쿵짝이는 멜로디를 듣더니 숨을 쉬기 시작한다.
앉았던 학교 앞 까페의 디테일.
기숙사 방, 책상.
실습실에서 나던 재료 냄새.
하아...

못났던 시절.
그렇다고 주로 생각하던 때.
 
참 더럽게 쓰리던.
여린 생살이 세상에 베이던 시절. 
세상이 원래 좀 그렇다는 것 아직은 모르던 날들.

그리운 것은
그 녀석의 앞에 섯던 대상이 아닌.
나 자신임을 떠오르게 하는
기막히게 유치한 노래 하나.
 

꿍딱꿍딱...
룰랄랄라...
세상이 시작하려던 그 여름 어느날의 기억이
이런 마땅찮은 노래자락 끝에 메달려.

...

어쩌다 터뜨려지는 그런것들이 
자주 생기는 요즘.
지나치게 좋은 기억력이 어쩌면

"지금"을 집어 삼키는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여전히. 
나는.
나 이다.


28/08/2013

가족

사랑이라 확신하면서, 그래서 반복되는 아이러니 ...
내가 자식을 낳아 기르면 다시 반복 될 그 어리석은 사랑.
그리고 다들 하는 그것.
기대.

자식은 뭘 하는 것들인지.
부모는 또 뭘 하는 사람들인지.

하나는 선택 불가능.
하나는 가능.

양쪽 모두 결국 후회로 끝나는 게임.

..

혼자가 낫겠다.
자유는 후회가 닿아도 시들지 않으니.

아린 그것.
가족. 



21/08/2013

재미



예상치 못하게 이쁜 그 녀석의 테이블을 본 순간 
사무실(내 공간)에 대한 로망이 찬물을 뒤집어 쓴 것 처럼 깨어나 버렸다.

이런 불경기에 뷰티샵을 오픈한다는 친구를 찾아가 말뿐인 격려를 해 주려 했던 것 뿐이었는데
무방비상태로 어떤 방어도 없이 휘둘리고 말았다. 
무척 오랜동안 저면으로 가라앉아 이끼가 시퍼렇게 덮힌 상자가 열려 버린것이다.

엄청 바쁜척을 하면서 서둘러 나와 그 언저리를 어슬렁거리는데
쓴 웃음 픽 뱉어 내며 그러다 말거야... 라고 장담하고 버티는 인간하나가 유령처럼 따라 붙는다.
집요하고 독한 것.

지가 매번 이겨먹어서 결국 잃어 버린게 뭔지를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