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2015

Ranunculus

꽃 가게가 있더라. 
그 집도 몇채 안되는 동네에.
차를 세우고 걸어들어가는 길에 복숭아 나무가 두 그루 서 있는데 
꽃이 얼마나 예쁘게 피었는지. 

소박한 선인장이 대여섯개.
선물하기 좋게 포장된 꽃다발이 서너개.
투박한 물통에 담궈진 빨간 양귀비를 닮은 꽃 한 묶음을 사왔지. 
차에 돌아와 앉아 시동을 걸다가 다시 들어가 
배가 남산만해서 사나운 사내녀석을 혼내고 있는 주인 아줌마에게 물어봤어. 
이 꽃 이름이 뭐냐고. 
그러니 한쪽 다리를 끌어안고 우는 사내놈을 그 모양 대로 메달고는 카운터까지 걸어와
볼펜으로 적어 주네. ranunculus 라고.

몹시 예뻐 도저히 돌아 설 수 없는 꽃이더라고. 
더구나 얘들은 깊고 깊은 적색이야. 유치하지도 천박하지도 않은. 
집에 돌아와 꽃말을 검색해 봤는데.
꽃말이란게... 그저 한 두명이 귀찮아도 어쩔 수 없이 억지로 가져다 붙인것은 아닐거잖아. 
역시. 그렇더라고. 

나이가 드나봐. 
자꾸 꽃이 예뻐지네. 
예전엔 없던 일인데.


17/08/2015

동경

재즈 축제.

아직도 이런 것을 찾아 다닐 힘이 남았겠어.
그저 핫쵸코가 좀 생각 나 긴 거리를 걸었지.
너무 늦어 마지막 스테이지만 살짝 들여다 보았는데.

남네. 가슴에.
평균 연령이 60은 넘을 듯한 연주자들.
살짝살짝 보여도 될듯한데 전혀 없던 허세.
진지함. 노련함. 세련됨.
무엇보다 여유.

30년 넘게 같이 한 팀 이라는데. 머리 하얀 음향 담당까지.
다음주엔 멜버른공연을 하신다고.
박수!

그들의 마지막 인사말.
"See you next year again!"

다시 박수!














11/08/2015

엄마에게 스마트 폰이 생기고 부터
하루 한번 꼭 오는 문자.

밥은 먹었니?

이 말이 하는 사람의 마음과 받는 사람의 마음이 같을때 얼마나 절절한지.

...

마음이 같지 않을땐.
안하는게 좋을 말.

왜 오늘 알았을까. 난 이걸.





03/08/2015

What to do with you now...



요즘 세상엔 아무짝에 쓸모 없는 필름 카메라를 하나 업어 왔다. 오늘.
왜 그랬을까...
어쩌다 들어간 중고상. 배터리도 이젠 더이상 구하기 어려운 모양의 것이더라만.
알면서도 널 들고 나왔다.
어쩔까 너를 이제.
생각을 좀 해보자.
...
니 생각은 무엇인게야? 미놀타.